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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꼬맹이와 친구하기

by 띤꾸 2021.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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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생활은 다양한 나라의 사람과
만날 수 있어 재미 있었다.
우리 반에는 희잡을 쓴 이란 출신의 무슬림
카밀리아 아줌마가 있었고 자식이 열 명이나 된다.
막내가 다섯 살이고 첫째가 스물네살이다.
히잡을 쓴 카밀리아를 보고 나는 이질감을
느껴서 거리를 두었다.
그녀는 덩치가 컸고 목소리 톤도 하이 톤이고 컸다.
마흔 두살인 그녀는 수업 시간에 농담을 잘해서
학우들을 늘 웃게 만들었다.
엄격한 무슬림 율법상 그녀 좌, 우로는
남자가 앉으면 안 된다.
그래서 언제나 좌, 우는 여성을 앉게했다.
그녀는 나를 좋아했다.
등교만 하면 문수 컴, 컴 하면서 자기 옆에 와서
앉으라고 하며 아이 라이크 문슈, 문슈라고 했다.





우리는 친하게 되었고 카밀리아 집으로 나를 초대했다.
처음 초대해서 가던 날 막내 다섯 살 된
아들이 나를 보자 "홧 유아 네임 "이라고 물었다.
나는 문수라고 하자 그 집에 갈 때마다
"하이! 문수, 문슈"라고 이름을 막 부른다.
콩만한 게 버르장 머리 없다 싶지만
여긴 캐나다야 우린 친구가 될 수 있구나
싶었고 귀여웠다.





그런데 내 영어 수준은 이 아이 보다 못하니 애써
잘하는 척을 아이앞에서 했지싶었는데
이 꼬맹이가 카밀리아에게
"마미 문수는 왜 저렇게 영어 를 못하니? "라고
묻는게 아닌가
아, 나는 정말 쪽팔리는 순간이였다.
다람쥐 구멍이라도 있으면 얼굴을 숨기고
싶을 정도로 챙피했다.
카밀리아는 이런 나를 보며 미안해 하며
꼬맹이 아들에게
"문수는 이제 영어를 배우는 중이야" 라고 얘기를 했다.
꼬맹이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위로 말똥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불쌍하게 바라보았다.
오! 그 순간 개 망신 당하는 기분이 들어
얼른 인사를 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왔다.
캐나다에서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바보 취급
받는다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 날 이후로 카밀리아는 육아문제로
학교에 등교하지 못했다.(그녀의 온 집안은 난장판 수준임)
그녀의 안부가 궁금하면 나는 가끔 그녀의
집을 방문했으나 꼬맹이랑은 결코
영어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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