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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101

언니 알기를 개똥같이 안다 언니 알기를 개똥같이 안다 점심을 먹고 한참을 밀감나무 왕빵과 시름을 하고 있는데 조선시대 산적두목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명숙이 삼춘이 고래고래 소리를 친다 " 양 ~이제 너랑 얘기안하켜 언니 알기를 개똥같이 알아" 순간 찰칵찰칵 하는 밀감따는 가위소리와 동백꽃들의 살랑 거리만이 농장을 일렁거린다. 나는 큰소리로 "누가 우리 명숙이삼촌을 개똥같이 만들었어요!" 외쳤다. 밀감밭 8명이 작업하는 가위를 멈추고 웃음의 메아리가 밀감 이파리들과 출렁거리며 파도를 탄다. 깔깔깔, 하하 이유는 전기밥통 사건이었다. 명숙삼촌에게 영자 씨가 "언니 밥통에 밥을 해서 하루만 보온을 해도 어째 밥에서 냄새가 나요?" 그러자 명숙이 삼촌이 "밥솥에 밥을 넣고 보온하면 안 된다. 밥은 냉장고에 넣고 밥솥 전기코드는 뽑아야지.. 2022. 12. 23.
쌍화차 한잔의 기쁨 20대에 다방에서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워서 먹은 기억이 있다 휴식 시간에 차를 마시다 이 이야기를 했더니 반장님이 그럼 내일 계란유정란을 들고 올테니 쌍화차에 띄워 먹어봅시다 한다. 나는 야호, 신이났다 드디어 오늘 아침 쌍화차를 마시기위해 아침밥을 먹고 상앞에 다 모여 앉았다 생계란을 먹지 못한다는 복선씨와 두분을 제외한 다섯명이 복선씨 계란노른자 만 분리해서 쌍화차에 넣는 모습을 보면서 마담이 참 예쁘다 깔깔 웃음바다 다. 내 잔은 맨 마지막 잔이다 뜨거워 먼저 한모금 쌍화차에 들어있는 호두, 대추를 삼켰다 그리고 난후 계란노른자와 쌍화차가 미끄러지 듯 입속으로 쏘옥 빨려들어오는 겨울의 맛. 오, 문밖에서는 빗방울이 후두둑 "오늘 미깡 따기는 다 글러수다, 양" ... 둘러앉아 함께 마시는.. 2021. 12. 18.
백반먹는 즐거움 점심시간이 되기 몆분전부터 살짝 배고픔이 느껴질때면 "식사들 하세요"라고 회장님 막내 아드님이 우리들을 부른다 (밀감농장 삼춘할머니를 나는 회장님이라 부른다) 딸깍 거리던 손 가위랑 장갑을 빼서 콘테이너 위에 올려두고 점심상이 차려진 집으로 향한다 잘차린 백반 한상과 제주막걸리 한 병과 배고픔이 한 그릇 뚝딱 한다 밀감따러 오는 재미 중에 점심때 먹는 백반의 즐거움도 빠질 수 는 없다 회장님의 막내며느님 감수성까지 곁들인 젊은 밥상에 그저 고마울따름이다 막내 며느님 써니님, 매일 한병의 제주막걸리 잊지않고 한 잔 마실 수 있게 해주니 고맙소이다 막걸리 한잔~~ 2021. 12. 17.
꼬끼오 닭울음소리와 새벽 오전6시30분 캄캄한 집 대문을 열면 나의 수행차 은총이가 새까만 광채를 빛내며 나를 맞이해준다 은총이 덕분에 나는 6시45분이면 밀감농장에 도착한다 바로그때 꼬끼오, 꼬끼오 닭 울음소리가 새벽을 깨우니, 밀감나무도, 비닐하우스도 흔들거린다 할머니가 새벽녘에 널어둔 빨랫줄의 빨래도 잠에서 깨어날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이슬이 채 마르기도 전에 밀감나무에 올라 물기에 젖은 밀감을 따기시작하면 해가 떠오른다 아침햇살 밀감나무 위를 비추면 순간적으로 온 밀감밭은 주황빛과 초록의 색감으로 물든다. 햇살을 받은 나무들과 나의 손에 잡힌 주황의 밀감과 나와의 사이에는 경의로움과 깊은 신뢰만이 존재한다 2021.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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