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머리에 폭풍이 일어날 만큼 공부를 해 본적은 없다
가방끈이 짧지않을 정도로 했다고는 생각하지만
꼭 한번 느껴보고 싶은 감정이었다
드디어 그 말로만 듣던 머리에 폭풍이 몰아쳤다
그것도 가장 낮은 단계의 레벨1에서였다
수업은 오전 8시 30분에서 오후 4시까지 받고
컴퓨터로 듣기 테스트까지 하면 거의 5시나 되야 했다

수업이 끝날 때쯤은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머리에서는 미열이 났다
복습에 예습에 심지어 꿈까지 영어로 꾸기까지 했다
그토록 원하던 머리에 폭풍이 왔다
그런 보람으로 시험을 통과해 나는 레벨 3로 올라갔다
레벨3에 오니 꿈에도 그리던 원서를 가지고
수업을 했는데 그게 중1 수준의
영단어 300~400백 단어 내외 수준의 소설이였다
나는 뛸듯이 기뻤다
내 수준에
하버드생이 겪을 만한 극심한 공부의
스트레스를 이겨낸 승리같았다
영어 소설은 빅톨위고의 노틀담드 파리 였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1대1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험을 치러야했다
얇은 영어 소설을 읽으면서 한글로 읽을
때와 다른 감정을 느끼는 멋진 경험을 했다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가슴에 안고
"그의 눈에서 강물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There was a river of tears running down his eyes.) 는 영어 문장에서 나도 슬픔이 북받쳐 올라
강물 같은 눈물을 흘렸다
소설속 인물의 감정에 깊이 동화 되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원서를 읽는구나라는 체험을 했다

스피킹 시험이 있는 날 알아 듣기 힘든 한국식
영어 발음에도 잘 알아듣고 눈빛을 마주보고
눈빛으로도 학생의 스피킹을
이끌어 내주는 선생님이 훌륭하다고 느꼈다
나는 지금도 노틀담드 파리 소설을 제일 좋아한다

유트브를 통해서
뮤지컬 노틀담드 파리를 보며
대성당들의 시대 노래 가사를
외우고 부르며
콰지모도의 에스메랄드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이루진 못한 사랑의 고통 프롤로 신부를 생각하며
또
나의 첫 영어 소설 도전을 생각해보며 웃을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