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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

니가소가

by 띤꾸 201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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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소가/김문수                                        

제주 중산간 산골 마을에 추석을 보내시러 아버지가 오셨다                                            

심심 하셨는가 보다 어머니께여기서 일년만 살면 죽겠다고 하셨단다

마흔을 훌쩍 넘긴 딸이 혼자서 산중생활 잘 하는 것이 이상하신 모양이다

팔십이 되신 아버지는 아직도 자전거를 타고 사람들속을 누비고 다니셔야

세상사는 맛이라 하시네

니는 여가 뭐가 그리좋노물으신다

풀이요 바람에 쓰윽쓰윽 거리는 풀보는 재미요

아버지가 니가 소가 하신다 나는 소처럼 웃는다

내년 추석은 소가 아닌 사람이 되어 아버지 집으로 가야겠다

내 명줄이 줄어들고 아버지 명줄을 길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 일 것이다

길건너 목초들이 길게 목을 빼며 바람에 쓰르륵 답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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