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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김문수
뙤약볕 아래 퉁실퉁실 깨익는 소리 들리고
바쁜 아버지 손이 스프링 쿨러 사이로
깨꽃처럼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어이구 구수한 것” 깨를 툭 친다.
아직 채 여물지도 못한 깨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 아버지 코 끝으로 참기름 냄새가 지나간다.
참깨를 털어 참기름을 뽑아오던 날
날계란 노른자 두 개에 참기름 두 숟가락
컵 속에 넣고 저어 목으로 후룩 넘기시며
“보약이야, 보약”하신다.
아버지 깨꽃처럼 박 터트리듯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느도 촘지름 한 병 주커메 허루왕 깨 비라이!”
(제주어 해석:너도 참기름 한병 줄테니 하루와서 깨 비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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