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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

닭백숙이 날아서

by 띤꾸 201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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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백숙이 날아서 /김문수

폭염이 계속되는 중복에 찌그러진 스텐 물 주전자 옆에 차고

땀범벅이 된 아내는 마늘모종을 심는다.

신형 자동차를 타고 씽씽 지나가는 허씨 가족들은 자동차 속에서

냉방기 빵빵 틀어놓고 노래한다. 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노래한다.

땡볕에 데워진 주전자 뚜껑위로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아내는 손등으로 얼굴의 땀을 훔치며 마늘을 한 땀 한 땀 깁듯이 파종한다.

여보 우리저녁에는 닭 백숙해서 먹을래요. 내가 통통하게 닭 뱃속에

마늘 듬뿍 넣어 팔팔 끊여 드릴께요.”

나는 그런 아내를 바라보며 웃자

꾹꾹 누르던 마늘 꼭지위로 닭백숙이 후루룩 날아다닌다.

신형 그랜다이저는 우리 곁을 다시 지나며

아기같이 작은 아내의 손에서 껍질 채 쌓여 심던 마늘의 매운맛이

달리던 허씨 가족들의 스마트폰 세상으로 찍혀 들어간다.

마치 관광 상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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