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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띤구의 일상9

할수 있어~^^ 19개월 아가가 스스로 양말을 신겠다고 한다. 오른쪽 양말 양쪽 목 부분을 양손으로 야무지게 잡고 발목으로 쭈욱 잡아 당긴다. 쭉 잡아 당기니 핑크퐁 양말이 어느새 발목까지 올라온다. 와!!스스로 할 수 있네.^^ 혼자 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이 대견한지 한쪽 양말 신고서 짝짝짝 박수친다. 그래 대견하다. 같이 박수 쳐주니 용기가 플러스가 된다. 왼쪽 양말에도 발가락을 쏙 집어 넣고 발목으로 쭈욱 잡아 당긴다. 어 근데 왼쪽 양말은 뒤집어 신었네^^ 뭐 이정도 쯤이야^^ 환하게 웃으며 또 박수친다. 아가야의 실수에는 이해가 되고 예쁘기만 하는데 왜 어른들의 실수에는 여유가 없고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2020. 10. 10.
누군가의 에너지 모두가 잠든 밤, 시계만 째깍째깍 내일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책상위에 놓아둔 핸드폰 진동소리는 파장이 되어 깊은 밤을 깨운다. 드르르륵...드르르륵... 언니의 전화. “자는 것 같은데 미안.” “아니, 괜찮아. 근데 이 밤중에 무슨일로?” “별일 아니고, 혜리가 울면서 이모랑 영상통화하고 싶데. 늦어서 내일 하자고 해도 울음이 멈추지 않아” “아~ 그래? 그럼 1분만 있다가 내가 전화할께” 주섬주섬 잠옷위에 외투를 걸쳐 입는다. 이왕 통화할거 책상위에 책도 펼쳐 놓는다. 영상통화 버튼을 누르니 조카는 해맑게 웃으며 “이모 안녕!”하고 손을 흔든다. “웅, 안녕. 뭐하고 있었어? 이모는 지금 책 읽고 있었는데....” 하며 책상위에 셋팅 된 책을 보여준다. “혜리도 책 읽었어요.” “그래? 그럼 이모한.. 2014. 11. 26.
자연스러움. 양치를 하며 거울을 본다. 어금니, 윗니, 아랫니 구석구석 닦는다. 머리를 너무 흔들거리며 닦았나? 옆 가르마가 살짝 움직이며 내려오더니 눈을 콕콕 찌른다. 양치를 하다말고 이마위에 내려 온 머리카락을 슥 뒤로 넘긴다. 검정색 사이로 눈에 띄게 반짝이는 흰색 머리카락. 구굴구굴 얼른 입안을 헹궈 검정색 사이로 혼자 튀는 녀석을 뽑아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가락 사이에 머리카락을 한줌 잡고 머릿속을 헤집어 거울을 본다. 옆으로 살짝 흘겨보듯 본다. 흰색 머리카락이 군락을 이뤄있다. 이를 어쩌지 ‘아야, 아야’ 한 가닥 씩 뽑아 쓰레기통 안으로 버려진다. 특별한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 나이 듦. 2014. 7. 23.
축제의 날 부모님 직장에 간다. 어둔술 농장 종이컵에 봉달이 믹스 커피 한잔 타 주시며 손님 대하듯 한다. 오랜만에 찾아가니 이런 호사를 누린다. 가끔 보면 좋은 사이가 된다. 종이컵이 없는지 사용했던 종이컵을 수돗물을 틀어 콸콸 헹구어 낸다. 누렇게 커피 자국이 그대로 있다. 이빨 자국도 그대로 있다. 이걸 마셔? 미적미적 하며 얼른 마시지 못하는 내 모습이 영 서운했는지 “커컬 한척 하지마라!”(깨끗한 척 하지마라) 하며 일침을 놓는다. 독약 마시듯 목구멍 안으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눈을 마주쳐 잘 마시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은 엄마의 눈살에 홀짝홀짝 마셔본다. 커피 마시는 날 두고선 창고 안으로 부지런히 들어가신다. 검정 봉달이 한 장과 칼을 들고 나오자. “뭐 하려고?”여쭤보니 “간새하지(게으름피우지 말.. 201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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