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침 이슬을 맞은 밀감을 따자 장갑이 젖었다
불을 피우고 젖은 손을 모닥불에 쬐자
금방 손과 몸이 따뜻해져왔다
밀감따기는 재미있다
그러나 서로 뒤엉켜져 있는 나무사이로
기어서 다니는 일은 힘이든다
농장할머니는 밀감나무 가지를
자를(가지치기) 의사가 없어보이신다
"아, 이거 올해 짜른겁니다" 하신다
힘겹게 파고든 밀감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자
옆 밀감나무 귤이 가지를 뻗어 내 볼 을스친다
찬기운이 감도는 귤은
비밀인데 사랑해라고 말을 하는 듯 하다
돌담에 붉은동백이 붉은 볼 처럼 빨갛게 달아올라
우리를 바라본다
지금 이 한밤중 누워 눈을감으니
내볼을 스치듯
지나친 귤의 감촉이 내마음을
고요히 잠들게 해주는 밤이다
이밤 너도 잘자거라~
반응형
'김문수시인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반먹는 즐거움 (2) | 2021.12.17 |
---|---|
꼬끼오 닭울음소리와 새벽 (2) | 2021.12.11 |
밀감나무에 기대어 (2) | 2021.12.08 |
제주문화예술재단지원사업-믹스커피가 달달하다 발간 (0) | 2021.07.21 |
문쮸가 보고 싶을 때 (0) | 2021.03.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