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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 결혼전/김문수
자두의 앵두 같은 구애로 녹두와 결혼을 했네
녹두는 매일 뙤약볕 아래에서 햇볕을 맞으며 녹두콩을 익힌다
자두는 시원한 나무에 매달려 오가는 사람들 눈에 띄기위해
붉게 더 붉게 자신의 속을 익힌며 땡볕에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녹두 신랑을 보며 어리섞다는 듯 “여보 대충 익고 떨어져요” 한다
녹두는 그런 자두의 말을 들은둥 마는둥 묵묵히 일하네
가뭄 오십일 동안 새똥만한 비한방울 떨어진 가뭄에 자두는 숨이 턱까지 차
목이 마르다며 녹두신랑의 품으로 떨어져 안긴다
고지식하게 잘 여문 녹두는 녹두콩으로 변하여 자두를 꼭 품에 안아주며
귀에대고 속삭인다 “니 새똥같은 잔머리 굴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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