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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어르신 나!/행복한 다이어리

dancer

by 띤꾸 2014.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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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땡”

어렸을 적 동네 친구들과 얼을 “땡” 놀이를 했습니다. 술래가 내 곁에 다가오면 술래에게 채이지 않기 위해 “얼음”하고 외쳐 차갑게 굳어있는 얼음이 되어선 옴짝달싹 못하고 제자리에 멈추어 서 있게 됩니다.

강 할머니는 얼음 땡 놀이를 몇 년째 하고 계십니다.

직원의 온기가 할머니에게 전해졌을 때에만 얼음을 스르르 녹아내려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계시는 시간이 많아 침대 옆에는 스피커가 두 개 달린 라디오가 늘 할머니의 친구가 되어줍니다. 할머니에게 간식을 드리러 방으로 갔더니 라디오에선 주현미의 『짝사랑』을 들려줍니다.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난 아직 몰라! 난 정말 몰라!” 노래 가사에 맞춰 막춤을 추며 방 입구에서부터 몇 발자국 안 되는 어르신의 침실까지 걸어갔더니, “에고 잘한다. 에고 잘한다.”를 반복해서 말씀하십니다. 평상시 표현도 거의 없으시고 손을 움직이거나 눈을 깜박거리는 것조차도 힘겨워 하시는 할머니는 막춤 솜씨가 마음에 들었는지 흥겹게 리듬을 타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나 닮은 사람한테도 와서 춤을 추네! 잘한다. 고맙다.”(와상인 몸으로 움직일 수 없는 하찮은 사람에게도 찾아와 춤을 추어준다.)고 표현하십니다. 온 몸으로 전해주지 못하는 고마움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전해 주십니다. 주현미의 짝사랑 노래가사처럼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오늘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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