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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

윈저와 머리

by 띤꾸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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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조지성당에는 살아있는 두 성인이 있다고
신자들 사이에 이야기 되고있다.
머리와 패트릭이다.
머리는 수녀님이 하는 일들을 맡아서 하고
패트릭은 새벽 성당문을 열고, 닫고 청소부터
궂은 일을 다한다고 했다.
머리는 독신이고 중학교
수학 선생으로 퇴직했다고 했다.




윈저는 패트릭은 따뜻한 마음 을 가진
성자라고 칭찬을 하지만 머리에 대해서는
야박하다고 가끔은 내게
그녀에 대해 디스 하곤했다.
그 이유가 머리가 마치 수녀처럼 행동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 명령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머리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않고
레스토랑에서만 먹는다고 했다.
윈저는 딱 한번 그녀 집에 간적이 있는데
음식을 안하니 온기가 없었다고 했다.
"로렌시아 니가 보기에도 머리가 보스나 수녀같이 행동하지않니?"라며
나의 동의를 은근히 구했다.
그런데 내가 느낀 것은 머리가 냉정하고
말 수가 없긴해도 책임감있게 봉사하는
모습은 깊은 감동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윈저가 실망할까봐
나는 대답 대신에 웃어보였다

윈저와 머리는 비슷한 연배이다 보니
약간의 경쟁 의식이 있어 보였다.
한 달에 한 번 미사 후에 신부님과
(흑인 신부님 계실 때)몇 분의 신자들이
함께 레스토랑에서 아점을 먹었다.
윈저랑 함께 참석을 하면
윈저는 머리랑 항상 멀리 떠어진 곳에
테이블 잡아놓고 "허니 여기앉아 라고 했다
(윈저는 나를 허니 라고 잘 불렀다.)




나는 머리랑 대화도 나누고 싶었는데
그렇게 가까이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사 전 항상 성당에 홀로 앉아 묵주 기도를 받치는
그녀는 단정하고 반듯한 모습으로 내게 기억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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