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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

내 영혼은 깡통에 사로 잡혀 버렸다

by 띤꾸 202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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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캐나다에 와서는 식료품 쇼핑에 눈을떴다.

노프릴스(NOFRILLS) 간판은 노랗다.
그래서 멀리서도 눈에 띄인다.
대형식료품 상점에 진열 된 수백 가지의 식품류 속에
치즈, 빵, 소스, 베이글, 수만가지의 디저트와
다양한 종류의 우유(비닐팩 안에 들어있고 우유 농도가
다른 여러 종류가 있다)의 맛도 그저 신기했다.
나는 노프릴스(NOFRILLS)에서 신세계를 만났다.
유통 기간이 하루만 지나면 50프로를 할인해서
판매를 하는데 아침 일찍 오픈할 때 가면
질 좋은 치즈나 빵 등 비싼 식품을
반값에 구입 할 수 있다.



나는 예쁜 통조림 그림과(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완두콩, 치킨 누들 스프 등 깡통 캠벨을 즐겨 먹었다.
나는 캠벨을 사랑했다
(켐벨은 유명한 깡통식품 메이커),
또 하나 나의 마음을 훔친 상점은
LCBO(술만 한 곳에 모아서 파는 상점,
캐나다는 마트에서는 술을 판매할 수 없음)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반드시 들러서 엄청나게 다양한
인터네셔날 한 술 구경을 하고온다.




우리 학급에 난민들은 정부에서 한 달에 한 번
식료품을 제공 받았다.
월요일 식료품을 받으러 가는 날 멕시코 출신
학우가 난민들이 이용하는 센타에
"문수 너도 함께 나랑가자" 하면서 나를 데리고 갔고
그 센타에서 공짜를 만났다.
식품류, 의류, 그릇 등이 있었고 특히
깡통이 무지 많았고 공짜
오! 이 무슨 럭키데이!
나는 매일 학교 수업이 끝나면 센타를
방문해서 깡통식료품을 가져와서
우리집 싱크대 위
서랍장에 진열하기 시작했다.
나란히 가지런히 깡통이 쌓이기 시작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새로운 깡통을
내가 제일 먼저 낚아 채기 위해 후다닥 튀어나갔다.
한 달 쯤 지나자 학우들이
"문수너 아르바이트 하니?
why 그렇게 빨리 가는거야 ?"한다.
차마 깡통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그 날은 센타에 가지않고 lcbo만 들러
맥주를 사서 집으로 왔다.
집 싱크대 위 서랍장을 열어보자
헉! 3개 월분 전쟁이 나도 먹을 수 있을만큼의
각양각색의 깡통들이 있었다.
어느순간
내 영혼은 깡통에 사로 잡혀 버렸다.
먹지도 않고 모아두는 깡통 중독에 빠진거다.
단절이 필요하다 판단하고 더 이상
공짜 센터에 는 가지 않았다.




그 많은 깡통 콩이랑 누들스프, 치킨스프 등은
한국에 오는날까지 지겹도록 먹어야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캠벨을
만나면 반갑게 달려간다.
그리고 노프릴스도 그립다 NOFRILLS!
Won't be beat.
(이길수 없다)
즉, 가격으로 고객을 이기지 않겠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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