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가까운 곳에 무료 급식소가 있는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일주일에 1회 급식을 했고 난민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식사 제공이었다.
학교 친구들이 데리고 가서 먹었는데
나는 좀 창피한 마음이 들었지만 낯선
캐나다 음식을 먹을 기회가 되는 것 같아
함께 급식소에 갔다.
식사 후에는 맛있는 푸딩을 몇 개씩
가져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내 앞자리에
백인 할아버지가 와서 앉더니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느냐, 학교에 다니느냐 등등 묻는 말에
대답을 잘 해주었다.
(스피킹 잉글리쉬를 할 기회를 만나면 막 해야 함.)
할아버지가 좀 외로워 보여서
"Are you lonely?"라고 했더니 외롭다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친구들과 급식소에 가서
식사를 하는데 할아버지가
또 내 앞자리에 와서 앉으며 인사를 했다.
친구들이냐고 묻는 등 대화를 하고 집으로 왔다.
그 다음 주 급식소 입구에서
할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보자 문수 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주저주저 하더니
"문수i love you"라고 하는거였다.
나는 순간 당황하고 놀라서 마치 토할 것 같았다.
그리고 너무 불쾌했다.
난 아무말 없이 뒤돌아 서서
차를 향해 뛰었고 집으로 왔다.
세상에 이럴 수가 영어 배우려고 다정하게
스피킹 잉글리쉬 했더니 무슨 날벼락과 배신감이 들었다.
(지금도 그 감정이 생생함. 그날 밤 악몽까지 꾸었다.)
나는 그 후로 두 번 다시 급식소를 가지 않았고
맛있는 푸딩을 먹지 못한게 제일 아쉬웠다.
그리고 캐나다 할아버지 이후로 할아버지들에 대한 트라우마 가 생겼다.
무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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