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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

나도 미투하고 싶다.

by 띤꾸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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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비치에는 조지 성당이 있다
성당 입구에 Respect(삶을 존중하다)라는 영어 문구를 볼 때 마다

마음 속으로 Respect라고 말을 하며 숙연해짐을 느낀다




성당 주임 신부님은 흑인 아프리카 출신
신부님이시며 자신은 아프리카 고아원에서
수녀님 밑에서 자랐고 사제가 되었다고 했다

 

금요일마다 간단한 요리를
직접 해서 신자들과 다과를 즐기셨다
유모가 넘치셨고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나를 보고
"로렌시아 스탈리쉬"라며 농담도 하셨다

그리고 또 한 분의 사제는 은퇴하신

일흔 중반 쯤 되신 백인 신부님이셨다

매일 미사 참석을 하러 오셨고
가끔은 미사를 진행하셨다





어느날 백인 신부님께서 미사 후에

영성체를 안 했던 나를 보고 왜 안 했냐고 물었다
나는 고백 성사를 영어로 유창하게 못해서
성사를 못 봤다고 했다

신부님이 그러면 너는 너희 나라 말로 해
하느님이 다 알아들으시니
문제없다 하시면서
고백 성사 보라고 했다
신부님과 나는 고백 성사실로 갔고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얼떨결에 한국말로 고백 성사를 잘 보았다
열려있고 고정적이지
않는 사고에 난 감탄했고
감사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탈 우체국 앞에서
그 신부님을 만났다
반갑게 나의 이름을 부르면서
두 손으로 나의 볼을 감싸더니 입술에 뽀뽀를 했다
나는 굉장히 불쾌해서 집으로 오자마자
양치질을 여러 번 했다




다음날 학교에 가서 헤레나 선생에게 어제 이야기를 하면서
"이게 니네나라 문화 전통이니?"라고 물어 보았고
정말 궁금했다

 


아무리 밤새 생각을 해보아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헬레나 선생님은 인상을 약간 찌푸리며
나한테 다시 볼이 아니고 입술이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하자
그녀는 'No'라며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곧바로 윈저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신부님 이야기를 하자
윈저가 큰소리로 깔깔 거리며 웃더니
"그 신부가 여자를 좀 좋아해"라고 말하면서
자기 한테도 그럴려고 해서 "No" 라고 말했다고 했다
다음에 또 그런 행동을 하면
단호하게 "No"라고 말을 하라고 했다

 

윈저는
"너 기분이 많이 나빴구나 하면서
읽던 책을 덮으며 막 웃었다
그 이후로 정말로 길거리에서 그 신부님을 만났는데
내 얼굴에 손을 데려하자 나는 단호하게
"No"라며 손을 밀쳤다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유쾌하지 않다






이미 15년 전의 일이지만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으니 나도 미투 하고싶다

 

Priest(신부님)할아버지!
오우, 노노!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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