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달리던 레간자 자동차가 고장이났다
정비 센타는 토론토 근교였다
마이클의 도움을 받아 예약을 하고 약도를 받아
설명을 듣고 출발을 했다
레간자의 운전대를 잡은 내 손이 긴장으로 떨렸다
한참을 달리다 잘못해서
잘못 된 길로 들어선 것 같았다
차를 멈추고 지나가는 분께 버벅거리는 영어로
목적지를 물어보았다
다행히 가르쳐 준 방향으로 얼마 안가서
정비센타를 발견했다
수리후 이제 퀸스써클 크리스탈 마트로
무사히 가는일만 남았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약도를 머리에 다시 입력하고 부릉부릉 레간자에게 나를 맡겼다
레간자를 타고 가는데
에간장이 다 타들어가듯 입술이 바짝 말랐다
차는 순조롭게 달리는 듯 했는데 고속도로를
잘 못 들어섰다는 직감이 들었다
갑자기 고층 빌딩들이 보이고 고가도로가 나타나더니
차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세상에나 내가 토론토 시내를 들어오다니,
우와 토론토 시가지 한 복판이다
감개무량은 하지만 걱정이 들었고
앙앙 울고 싶었다
크리스탈비치와는 완전 반대
방향으로 타고 달린 것이다
나는 극도로 긴장했지만 정신줄을 잡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남자 몇명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길을 잃어버렸다
무조건 나이아가라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분들은 친절하게 영어로 뭐라고 알려 주었는데
반은 알아듣고
반은 먼 소리인줄 모르겠지만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알아 먹었다
그 아저씨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잘 찾아가라고 손까지 흔들어주었다

나는 운전대 머리위로 휙휙 지나치는
이정표를 긴장해서 차례, 차례 파악하고
도로를 선택했다
와이자형 좌, 우로 갈라지는 고가도로에서는
3초이내에 우측을 선택했다
직감으로 우측을 선택할 때 혹시나 집에 못가면
캐나다에서 죽기야 하겠어라며
마음을 스스로 다독이며 달렸다
그러나 내 선택이 옳았다 드디어
나이아가라 이정표가 나왔고
나는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기도가 절로 나왔다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악셀레타는 떼고
크루즈로 전환해서 달렸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그만 캐나다에서
미국 버팔로로 건너가는 국경
레인 보우브릿지 위를 달리고 있는것이었다
미국비자가 없는 나는 가면 불법 체류로
잡혀서 감옥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가지도 못하고 무조건 달리다
다리중간 국경에서 멈췄다
어정쩡한 도로에 파킹을 하고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갑자기 백인남성이 고래고래 소리를치며
get in the car 라고 했다
나는 내가 실수해서 다리 를 건너왔다는
말을 할려고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 흉악하게 보이는 남자,
권총만 안 가졌지 나한테 총을 쏠것같이
소리 소리를 벼락 같이 크게 고함치며
get in the car!라고 했다
나는 영화의 한장면 처럼 차 속으로 뛰어 들어가 앉아 있었더니
그 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내 얼굴이 아마 백지장처럼 하얗게 보였을 것 같았다
덜덜 떨면서 운전을 해서 갔더니
쿨하게 5불인가를 내고
다시 돌아서 캐나다쪽으로 가라고 했다
나쁜놈이다,
지금도 생생하다
그 무지 막지하게 무섭고 거칠고, 무식했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밤8시가 되었다
아침6시에 나가서 하루종일 헤메다 오니
두통과 메스꺼움이 일어났고 그냥 잠이들었다
밤새 꿈 속에 고속도로를 몇개나 지나고
고가도로 위를 달리고 또 달리고
머리 위로는 빨리 읽지도 못하는
영어이정표는 펄럭펄럭 날리고 악몽이었다
다음날은 아파서 학교도 가지 못했는데
지금와서 보면 용감한 도전이였다
코로나가 끝나고 언젠가 캐나다에
다시 한 번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토론토와 나이아가라를 자유로이
달려보고싶다
아름다운 토론토여~
'김문수시인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망치는 매기 아줌마 (8) | 2021.01.12 |
---|---|
Strict(엄격한)하고 내 마음대로 스피킹 잉글리쉬 마이클 신 (5) | 2021.01.11 |
나도 미투하고 싶다. (8) | 2021.01.09 |
개구장이 원저와의 만남 (7) | 2021.01.06 |
새로운 난민친구 (Refugee Friend) (7) | 2021.01.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