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마이클 신의
크리스탈 마트에서 봉사를 했다
언젠가 윈저가 나한테 한국 남자들은 다 Strict(엄격)하니?라고 물으면서 마이클을 보면 너무 스트릭트해 라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한국남자들 대부분이
마이클이랑 같아라고 했더니 윈저는 너무나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로렌시아 결혼 잘 안했네 라고했다

그런데 몇 달 봉사 하면서 내가 관찰한
마이클은 엄격하고, 코믹하고 강인했다
캐나다는 담배가 다양해서
가지 수가 몇 십가지가 넘는다
담배 이름 외우기는 너무 힘드는데
손님의 취향을 알아 즐겨 피우는
담배를 딱 건내면
'퍼펙트, 또는 원더풀'하면서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마이클은 이런 손님들이 피우는
담배를 잘 외우고 정확히
건네는 걸 보면 감탄스럽다
나는 그 노하우가 궁금했다
무심히 마이클이 써놓은 노트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코털 ○○담배,
큰 바위 얼굴 ○○담배,
뻐드렁이 ○○담배,
대머리 ○○담배,
금발 롱다리○○담배 ..등등"
마트에 오는 고객의 특징을 담배 이름과
연결시켜서 한글로 잘 적어두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나는 그사람들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인데도
코털이 상점에 들어오면 바로
그 코털이라는게 알아진다는 거다
코 밖으로 콧털이 들락날락 벌렁 거리며 삐쭉 길게 뻗어나온 게 누가봐도 코털, 개털같이 보였고
뻐드렁 이가 나타나면
누가봐도 앞이가 돌출되고 양 이빨이 벌어져
뻐드렁 이 같이 보였다
나는 마이클의 인상 파악 관찰 노트 덕분에 담배랑
단골 손님의 매치를 때때로 퍼펙트하게 시켰다

마이클의 또 다른 특기는
무자비 한 영어 스피킹이다
문법이 앞뒤가 맞지 않는 엉망인 영어를 잘 구사한다
이 동네에서 마이클의 스피킹은 지멋데로라고
소문이 자자했고 손님들이 때때로 지적을 했지만
마이클은 전혀 개의치 않고
용감하게 스피킹을 했다
한 번은 두 소년이 함께 상점에 들어와서
한 소년은 시선을 흐트리고
다른 한 소년은 물건을 훔치려다 발각이 되었다
마이클은 큰 소리로 그 소년을 부르더니
영어로 " You choose(너 선택해)
마미 콜, 폴리스 콜"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 소년은 그 스피킹을 알아듣고
"폴리스 콜"을 선택했다
마이클은 경찰에게 전화를 걸었고 출동한 경찰이 그 소년들을 바로 체포해 갔다
마이클은 그 소년을 가르키며 베드보이, 베드보이라고
강한 콩글리쉬 엑센트로 용감하게 말했다
그 일이 생긴 그 다음날 아침이되자 누군지 모르지만 마이클의 자동차에 동양인을 비하하는 글자를 여기저기 써두고 차를 마구 긁어 놓았다

나는 좀 겁이났다
혹시나 마이클이 나쁜 놈들한테
보복을 당할까봐서였다
그러나 스트릭트 하고 브레이브한 마이클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문법에 맞는지는
모르지만 영어를 적어서
상점입구에 이렇게붙였다
"two students No Entry
두 소년이상은 출입을 금한다
즉 한사람씩 따로 들어와야지
둘 이상 소년은 우리 상점에 들어오면
물건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그런 엄포였다
그 문구 이후로 여러명의 학생들은
둘 이상이 상점 앞 입구에 와서는
한 명씩 각각 들어와서 물건을 구입해서 나갔다
왜냐하면 크리스탈비치 상점에는
없는게 없는 만물상이였기 때문이다

부지런하고 ,
코믹하고, 스트릭트하고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용감하게 스피킹 잉글리쉬를 구사하는 마이클은 크리스탈마트에서
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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