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쌍무지개가 뜨는 나이아가라를 자주보면
마치 동네 운동장 보듯 반가운데 새로울 게 없어진다.
나는 걷는 걸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은 나이아가라 물결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서 나이아가라 글렌을 걸었다.
사진에서 처럼 나이아가라 글렌은 위험해보이는
철재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수를 거친 사나운 물결이
바위를 만나 쏴솨솨 소리와 함께 빠르게
흘러 내린 숲길을 따라 4시간 정도 걷는다.
나무에 보라색, 노랑색 리본을 성의없게
묶어둔 표시를 따라 길을 찾아가야 하니
길을 잃고 몇번을 빙빙 돌아야 했다.
풍경이 아름다워 물 가까이 가고 싶으나
자칫 실족하면 물살이 빨라 휘말려
죽을 수도 있어 조심해야 했다.
(실제로 실족해서 구조받고 함)

강 건너 버팔로 주민이 나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나는 준비해 간 샌드위치에 펩시 콜라를 마셨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록키 산맥에서 50년 전에 흐르는
물이 이리호수를 지나 버팔로를
건네에 두고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비 현실적으로 보였다.
무사히 철재난간을 찾아 지상으로 올라왔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근처 와이너리에 들러 한 셋트에
두 병이 들어있는 와인과 달콤한 초콜렛을 샀다

나는 그때 그 와인 이름과 초콜렛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거칠 것 없던 물살은 지금도
또렷히 내 의식 속에서 흐르고 있다.
반응형
'김문수시인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아가라여 안녕히, 윈저와의 헤어짐 그리고 유배의 섬 제주도로 유랑, 방랑의 길을 떠나다 (11) | 2021.01.26 |
---|---|
헬렌 여사님의 유창한 잉글리쉬 스피킹에 비자신청을 하다 (5) | 2021.01.26 |
물이 흐르 듯 요가를 배우다 (6) | 2021.01.24 |
윈저와 할로인 데이를 함께 하다 (5) | 2021.01.23 |
그때, 그렇게 화가났고 trauma가 생겼다 (6) | 2021.0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