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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가
밀감 따기는 일도 아니라고
제주 원주민들은 얘기를 한다
일을 해보니 엉켜있는 밀감 나무 밑을
기어 들어가고 기어 나와야했고 하늘로 끝없이 솟아 오른
나무 가지의 밀감을 따기위해
위험스럽게 나무 위를 올라 가야하는 작업은 만만치가 않았다
오늘은 작고 쉬운 나무를 만났다면
내일은 크고 곡예를 해야하는
힘든 나무를 타야만 했다
고된 노동이다
그럼에도 나에게 노동이 기쁘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추위에 흘러나온 콧물을
소매 끝으로 쓰윽 닦으며
기쁘다고 웃으며 말 할 것이다
연약한 손과 휘청거리는 무릎을 곳곳이 세우며
거짓 없이 밀감 나무에 의지하며
7만원을 번다는 이 정직함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야호,
이제 새로운 도전8천평의 밀감 따기는 완성이 되었다
6명의 멤버와 이른새벽
아침과 점심 두끼를 함께 했던 작업은 이제 끝을 보았다
6시 53분 저지 오름 앞에서
매일 만났던 7721번 버스의 불빛도 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캄캄한 별을 보고 집을 나서고
별을 보고 집으로 들어오는
노동의 고단함과 기쁨이 동료들의
우정과도 함께했다
올해 다 끝났다,
비록 밀감 값은 좋지 않아도
밀감 바구니 속에 담긴 귤을 보며
성공적이야 라며
당당한 포즈를 취하신,
삼춘 할머니 건강하세요
우리 내년에도
다시 만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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