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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내린 비와 눈으로
밀감따는 작업을 못해 모처럼 휴식의 날을 맞았다
그동안 읽지 못한 책도 읽을 수 있게 되고
지친 몸도 쉴 수 있어 날씨님께 감사했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따끈따끈한 신간 서적을 읽으며
책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책은 나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그럼 이 책도 밀감 나무로부터 나에게로 온 것이다
책을 만지며 사브작 거리는 촉감에서
밀감나무 잎 파리들의 떨림이 느껴지는 듯 하다
참 신기하구나
내가 좋아하는 많은 책들이 나무로부터 왔구나
모든 땅과 교감하는 나무는 책이 되어
나와 교감을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밖에 날씨를 보자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아직 다 따지 못한
밀감이 혹시나 얼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걱정이 든다
한밤 중 자다 일어나 박카스 반 병을 마셔야
아픈 몸이 펴지고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삼춘(농장주인 할머니)의
그 연세에도 잃지 않은 소녀 같은 해맑은 얼굴이 떠오른다
싱크대 밑에 박카스를 박스 채
쌓아두고 마시는 삼춘할머니다
이제 그만 일을 멈추고 모두
자식에게 물려드렸으면 좋겠다
30년 전에 일본에서 번 돈으로
밭을 사고 정성을 다해 가꾸어 오늘의 8천평의
농장을 만들어 낸 삼춘 할머니
너무 훌륭하십니다
삼춘 할머니
내년에는 꼭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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