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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

밀감을 따며 즐거웠던 그 순간

by 띤꾸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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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에 시린 손과 발을
밭에서 주운 잔가지와 장작을 이용해 불을 지핀다
`양~이리들 오셔'
몸이나 녹이고 하셔 라고
반장은 힘있게 외친다


 



그 순간
나를 둘러싸고 있던 나뭇가지
잎들이 풀려 떨어져 나간다
새참이다
달달한 믹스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몸을 데우고
장작에 겨울을 녹이고
피어나는 연기에
꽝꽝 언 마음을 녹이니 금새 따뜻해진다



저 밀감나무 꼭대기에서
밀감을 가득입에 머금을려고
포즈를 취하는 복선씨 가
싱그럽다




밀감을 따며 즐거웠던
그 순간들
벌써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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