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7 녹두 꼬맹이 녹두 꼬맹이/김문수 비야 비야 하늘에서 내려주라 녹두 좀 안따게 비닐포대 한 개들고 녹두밭 고랑을 따라가며 녹두를 딴다 내 고랑을 따라 잘익은 녹두콩을 따다 훔쳐본 옆 고랑 굵은콩 자리만 골라서 이고랑 저고랑 뛰어다니며 따다 슬쩍 따놓은 우리언니 녹두콩 몇줌 훔쳐다 내 푸대에 넣으며 두둑하다 우리 아버지 막내딸 푸대 보시며 “어이구 우리딸 잘딴다 잘따, 착한거” 하신다 한고랑 건너편 우리 아버지 녹두콩 한줌 내푸대에 담으시며 몰래 웃으신다 우리언니 나는 콩따기 싫어라 녹두가 미워라 하며 8살난 나는 밭 한가운데에서 하늘을 보며 두손으로 팔닥팔닥 빈다.비내려온다 비내려온다 하늘에서 비내려온다 비야 비야 녹두밭에 내려주라 녹두콩 을 따지않고 나를 좀 놀게 해다오 2014. 7. 21. 녹두스캔달 녹두 스캔들/김문수 어느 땡볕이 쨍쨍한 여름 낮 녹두에게 자두양이 말했다. “녹두야, 너 나랑 사귈래?” 녹두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자두양을 바라보며 “자두 넌 너무 물라”라며 거절한다. 그러자 자두양이 녹두에게 “녹두 잘난 척 하기는 녹두 너의 다름 모습이 무엇인줄 아니? 사람들이 너를 뭐라고 부르며 수군거리는 줄 아니? 너는 숙주야, 숙주, 잘 변하는 숙주나물, 나물이라고 콩나물도 아니고 나는 몰랑하고 달달해서 사람들의 입속으로 쏘옥 빨려드는 자두 맛이라도 있지” 녹두가 자두양을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그래 맞아 나는 쉬이 섞어지지 방부제와 친구를 맺지 않고 스스로 섞어 흙의 거름으로 돌아가는 것이야, 그래도 나는 표리부동 하진 않거든. 너처럼 한입에 물고나면 주변에 날파리떼가 날아 붙지도 않고” 이.. 2014. 7. 15. 녹두색시 녹두 색시/김문수 때려야만 떨어지는 참깨가 아니라 달래고, 어르고, 곱게 매만져야만 떨어지는 녹두는 콩이름도 도도하여 강낭콩도 완두콩도 아니라 고고한 녹두로다. 나의 예쁜 아내는 뙤약볕 아래 매는 콩밭보다 더 힘든일이 녹두를 꺾는 일이라며 숙인 허리춤 사이로 꽃무늬 팬티를 보이며 아내는 투덜거린다. “요놈의 녹두는 하도 예민해서 살짝 툭 건드리기만 해도 녹두콩들이 파다닥 성깔있게 내손에서 땅바닥으로 튕겨져 쏟아진다.“ 그러자 녹두가 말을한다. “밭주인 색시님, 최대한 허리를 숙여 예의를 갖춘 태도로 공손하게 나를 대해 준다면 색시 손안에 쏘옥 들어 가리다.” 아내는 이놈의 허리는 숙 이라고 생긴 것이네 집에서도 밭에서도 허리 펼 날이 없구나. 녹두만 바라본다. 녹두야 녹두야 녹두 콩이 떨어지면 우리색시 .. 2014. 7. 15. 빨래하는 궁둥이 빨래하는 궁둥이/김문수 빨래를 할때면 엄마는 즐거워서 궁둥이를 실룩쌜룩 춤추며 한다 엄마가 빨래하는 날은 엄마의 춤추는 엉덩이를 뒤에서 보는 것이 재밌었고 엄마가 빨래하는 것이 막 좋아서 춤추는 것인줄 알았다 세탁기를 두고도 꼭 애벌빨래를 한후 세탁기를 돌려야 한다며 신형 세탁기를 못미더워 하며 당신 팔의 치대고,빨고,짜는 기능이 더 세탁기의 모터보다 뛰어 나다며 팔뚝을 들어올려 보이신다 딸의 손주 기저귀를 빨면서“고놈 잘도 오줌을 싸댄다 말이야 잘도 먹고 잘도 싸니 아까운 내새끼 빨래줄에 기저귀가 가득이라“ 엄마는 큰 엉덩이를 위아래 흔들흔들 거리며 빨래를 하고 수돗가의 수돗물이 시원하게 칼칼 흘러 기저귀 엥굼 다라이에 넘친다 나도 크면 엄마처럼 저렇게 큰 엉덩이를 닮을 것인가 조금은 걱정 스럽다 고장.. 2014. 7. 14.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다음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