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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101

금능바닷가에서 죽은자의 집청소를 읽으며 나는 제주 금능이 집이고 울산이 고향이다. 한 달은 부모님이 계신 울산에서 한 달은 나의 집 제주를 오가면서 지낸다. 내가 내려 오자마자 요 며칠은 봄이 오는 문턱을 넘을려고 봄이 애를 쓰는지 정월 대보름의 달의 기운 때문인지 바람으로 바다가 뒤집어 졌다. 나는 썬 루프가 달린 차를 바닷가에 세워놓고 매일 보이차를 마신다. 마시며 책도 읽고 바다 구경을 한다. 오늘은 좀 무거운 책 죽은자의 집 청소를 들고왔다. 11년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며 매일 죽음과 출 퇴근한 내 일과 흡사 한 것 같아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다. 마음이 무거워 책을 덥고 한참을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죽음의 무덤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빗방울까지 이제 톡톡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책읽기에 깊게 우울함을 느끼기에 좋은 날인 것 같다. 이제.. 2021. 3. 4.
금능바닷가 상담소 코로나로 인해 까페를 가거나 식당을 가기가 조심스러워져서 나는 지인들이나 친구를 금능 바닷가 차 안에서 만난다. 당연히 1대1 페이스 대 페이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은 오랜만에 쭈희씨를 만났다. 준비해 온 김밥이랑 내가 만든 김치 부침를 맛있게 먹으면서 인생 이야기를 시작했다. 누구 이야기도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말을 해야하는게 원칙이다. 속 깊은 속 내 까지 드러내며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아낸다. 바람이 휘몰아 치고 저 멀리 비양도가 떠내려 오는 듯한 풍경을 바라보면서 썬 루프 위로 햇살의 조각 조각들이 쏟아진다. 이야기가 끝난 후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쭈희씨를 향해 손을 흔든다. 잘살자. 2021. 3. 3.
꼬깔을 쓴 제주 꼬깔 양배추 꽃같이 생긴 것 같아 보이고 꼬깔을 쓴 것 같기도 하고 신기한 양배추를 만났다. 은선 샘 머리에 쓴 모자 방울이를 닮은 듯하고 이렇게 양배추가 귀여울 수가 없다. 9시 까지 택배 회사에 가져 가야해서 나는 박스를 접어 부지런히 테이프를 붙였다. 작은 상자 속에 들어갈 꼬깔이는 은선 샘의 마술 같은 손을 통해 예쁘게 상자 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마음씨 좋은 은선샘은 어떻게든 상자 속에 작은 자리라도 만들어 꼬깔이 한송이를 더 넣어준다. 이미 상자 키로수는 넘었는데도 넣는다. 이런 은선 샘의 마음을 택배로 받는 꼬깔이 양배추를 먹는사람들은 알까. .. 나는일이 끝난후 꼬깔이 양배추를 먹으며 꼬깔이도 예쁘고 은써니샘 마음도 예쁘다는 생각을 해본다. 2021. 2. 28.
애써. 기억을 끄집어 내어 보는 아버지와의 추억 아무리 기억해봐도 어린 시절 아버지와 즐겁게 놀았던 추억이 없다 그러다 보니 오십 중반이 넘어 아버지를 보면 할 이야기 거리가 없다. 아버지에 대한 애뜻한 마음 보다는 자식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잘 놀아주지 못 한 아버지, 추억을 많이 나눈 아버지가 아닐지라도 나는 모든 사람들이 좋은 자식이 되어야 한다고 그리 생각한다. 어떤 아버지라도 좋은 자식을 두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공원을 산책 하다 잘라진 작은 소나무가지 하나를 발견했다. 무심히 주워서 송진 냄새를 맡는데 어릴적 아버지가 산에서 소나무 송진을 빨아 먹을 수 있게 껍질을 낫으로 벗겨주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무릎을 탁 치며 아하, 드디어 아버지와의 작은 추억 하나를 찾아 낸 것이라 기뻤다. 오..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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