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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101

설날 선물로 받은 닥스 핸드백을 들고 성당을가다 설날 선물로 친정 엄마에게 며느리가 비싼 닥스 핸드백을 보냈다. 올해 83세 엄마가 이제 손에 무엇을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는 걸 잘모른다. 명절 때 하루나 지내다 가니 그럴 수 있다. 성당 갈 때 미사 책 넣어 폼내고 다녀야 하는데 난감하다. 궁리 끝에 가방을 성당 입구까지 내가들고 가고 들어가는 문 앞에서 엄마가 핸드백을 바꿔들고 폼을 부렸다. 사진을 찍어 며느리랑 아들한테 보내자 우리 어머니 귀부인 같다고 너무 너무 좋아한다. 엄마는 아들 장군이가 엄마는 평생 안 늙는 청춘 인 줄 알아 한다. 이제는 손에 아무것도 들고 다니지도 못하고 뽐 부리지도 못해 빈 손이 제일 편하다 한다. 두 손을 툭툭 먼지 털 듯이 털어내며 "봐라, 봐 가져갈께 뭐가있노, 내 손 봐라. 빈 손이다. 아무 것도 없다." 한다.. 2021. 2. 21.
방목형 고양이 부부와 사남매 이야기 고양이를 좋아하는 언니 시골 농막에 어느날 길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왔다. 언니가 고양이를 부르자 언니에게 안기고 뒹구르며 그르릉 좋아하는 소리를 낸다. 이름을 순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다음 날 언니가 농막에서 "순이야!"라고 부르면 쏜살같이 듣고 어디서 달려온다. 며칠이 지나자 순이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는데 순이랑 닮았다. 딸인 것이다. 그래서 이름을 순심이라고 지어주었다.그런데 그 다음날이 되자 땅딸 같이 다리가 짧은 숫 놈 고양이 한 마리를 더 데리고 왔는데 보아하니 남편 고양이 즉 순심이 아빠같다. 그래서 아빠 고양이 이름은 순돌이 라고 지어주었다. 이 셋은 농막에 먹이를 주면 얼른 먹고 재빨리 자유롭게 들판으로 달려가 버린다. 언니는 두 마리 길 고양이를 더 발견했고 농막으로 .. 2021. 2. 15.
다섯명의 꼬꼬마 인형 화정이는 어린시절 인형을 가지고 놀지 못했다. 집이 가난해서 인형을 사 줄 돈이 없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정이는 아기가 태어나면 직접만든 인형을 선물 할 계획을 했다.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인형을 가지고 소꿉놀이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 버스를 타고 부산 시장에 가서 원단을 구하고 머리에 심을 털실도 사고 재봉틀도 샀다. 드르륵 임신 중에 인형을 만들었다. 예은이는 건강하고 이쁘게 태어났고 엄마가 직접 만든 꼬꼬마 인형을 사랑 스러워하며 잘 가지고 놀고있다. 그렇게 놀고있는 모습을 보면 예은이는 내 새끼 손가락에 고이 물든 봉숭아물 처럼 아꼽다 (제주어로 너무예뻐서 눈에 넣을 말큼 아깝다는 뜻)♡ 이번 설날에는 장난감 피자를 조립해서 들고 문쮸, 문쮸하며 킴문쮸인 나에게 영상 선물로 큰 피자 한 판.. 2021. 2. 14.
인생은 도시락을 먹는 기쁨이다 제주도에 살면서 어떤게 제일 기쁘게 사는 일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오월 봄과 시월 가을에 도시락을 싸서 좋은 친구와 소풍 다니는 기쁨이라 말하고 싶다. 나는 소풍 가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직장인이 되고 나니 소풍 갈 일이 없어지고 도시락 먹는걸 친구들은 촌스러워했다. 제주로 이주한 이후로는 이 촌스러움이 주변 눈치 볼 것 없이 휴일이면 싸들고 다녔다. 봄이오면 봉성리 홍예동산 벚꽂 나무 아래에서 먹는 도시락 돈까스는 생각만 해도 운치있다. 내 삶은 코로나 이전이나 이후나 별로 달라진게 없다. 홀로 또는 두명이나 많아야 셋이서 도시락 싸들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재미에 이미 살고 있기에 준비 된 미래에서 살고 있었다. 올 봄도 돈까스 도시락을 들고 봉성리로 갈 것이다. 202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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