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문수시인방101

마흔에 세네카 칼리지에서 1년치 ELI과정 학비를 내고 비자를 받아 토론토에 있는 세네카 칼리지로 입학했다 ELI(English Language Institute). 영어는 abcd 알파벳만 알았지 동사, 형용사가 뭔지도 모르는 백지상태 였다 나는 중학교 교과서로 다시 문법과 단어를 공부했다 ELI과정은 레벨1~8까지였다 나는 시험을 쳤고 레벨 3단계를 받았으나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어 레벨 1로 하향시켜 공부를 했다 스톰 브레인 머리에서 매일 폭풍이 일었다 우리 학급에는 마침 한국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내 외모가 동안이라 아무도 내가 마흔이 넘은 나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나는 어린 아이들 이제 20대 초반 영들과 수업을 받으니 스트레스였다 그래도 친구를 만들었는데 터키 출신 22살의 세브기나 였다 예쁘고 착했다. 나는 매일 방.. 2020. 12. 29.
떠돌이 여행자의 기쁨 1. 직관이 이끄는 장소 15년전 나는 캐나다 온타리오 크리스탈비치 에서 2년 살고왔다 그 곳은 나이아가라 폭포와 자동차로 20분거리의 가까운 곳이고 이리호수 건너로 미국의 버팔로가 보이는 곳이다. 토론토에서 6개월을 지내다 크리스탈 비치로 옮긴 후 나머지 1년4개월을 지냈다 그 때가 내 나이 마흔 불혹에 접어들었을 때 떠났다 죽기전에 내 나라 내 땅이라는 곳을 떠나 온전히 나를 알지 못하는 곳에서 나의 삶과 기는 어떻게 나아가는지 궁금했고 그것을 실험 했다 지금껏 평생 적금해서 모은 돈을 2년을 체류하며 써보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었고 벌어서 다쓰고 다시 밑 바닥에서 벌면되지라고 했다 방랑자, 나그네, 아웃 사이더 나는 스스로를 그렇게 규정 지었다 나는 직관적인 사람이다 내 직관을.. 2020. 12. 27.
메탈과 엄마찌찌 예은이는 우리나라 나이로는 2살이지만 19개월 된 아기다 이제 두 단어 정도를 구사해서 보이는 것 마다 엄마꺼, 아빠꺼, 예은이꺼를 쫑알거린다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기 위해 라면 박스나 두유 박스 등을 제공해 주면 스스로 놀이로 창조하며 재밌어 한다 오늘은 물품 넣는 작은 창고에서 두유 박스를 뜯어 쌓기 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엄마 찌찌, 엄마 찌찌라고 쫑알거리며 두유를 쌓는다 나는 살짝 놀이에 방해되지 않게 물어본다 "어디가 엄마 찌찌야?"생각지도 않게 아기는 문을 연결 시키는 메탈 금속을 만지며 엄마 찌찌라 한다 엄마 찌찌와 전혀 닮지도 않고 형태와 질감이 다른데 엄마 찌찌라고 하는 게 이상했다 몇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창고 쪽으로 가서 "예은아 엄마찌찌 어디있어?"라고 묻자 바로 문 연결 고리를 작은.. 2020. 12. 25.
밀감을 따며 즐거웠던 그 순간 강추위에 시린 손과 발을 밭에서 주운 잔가지와 장작을 이용해 불을 지핀다 `양~이리들 오셔' 몸이나 녹이고 하셔 라고 반장은 힘있게 외친다 그 순간 나를 둘러싸고 있던 나뭇가지 잎들이 풀려 떨어져 나간다 새참이다 달달한 믹스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몸을 데우고 장작에 겨울을 녹이고 피어나는 연기에 꽝꽝 언 마음을 녹이니 금새 따뜻해진다 저 밀감나무 꼭대기에서 밀감을 가득입에 머금을려고 포즈를 취하는 복선씨 가 싱그럽다 밀감을 따며 즐거웠던 그 순간들 벌써 그리워진다. 2020. 12. 22.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