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67 멈춤 월요일부터 내린 비와 눈으로 밀감따는 작업을 못해 모처럼 휴식의 날을 맞았다 그동안 읽지 못한 책도 읽을 수 있게 되고 지친 몸도 쉴 수 있어 날씨님께 감사했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따끈따끈한 신간 서적을 읽으며 책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책은 나무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그럼 이 책도 밀감 나무로부터 나에게로 온 것이다 책을 만지며 사브작 거리는 촉감에서 밀감나무 잎 파리들의 떨림이 느껴지는 듯 하다 참 신기하구나 내가 좋아하는 많은 책들이 나무로부터 왔구나 모든 땅과 교감하는 나무는 책이 되어 나와 교감을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밖에 날씨를 보자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아직 다 따지 못한 밀감이 혹시나 얼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걱정이 든다 한밤 중 자다 일어나.. 2020. 12. 16. 내가 뭐라고 영유아기 아가들은 윗 입술 중앙에 굳은살처럼 얇은 딱지가 떨어지고 다시 생기기를 반복한다. 예은도 그랬다. 아주 아주 작은 아가였을 땐, (물론 지금도 2살도 채 안된 아가야지만...) 딱지를 두면 자연적으로 떨어졌는데 지금은 손가락. 사용이 조금 자유로워 졌다고 윗 입술에 걸리적 거리는 딱지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겨 억지 힘을 줘 떼어낸다. 그러자 지금껏 경험해보진 못한 통증과 예상 못한 통증에 으앙~~으앙 닭똥 같은 눈물이 똑똑똑. 엄마 옆에 다가와. 말은 못 하지만 행동과 눈빛으로 '나의 통증을 살펴주세요. '라고 전한다. 고사리 처럼 작았던 예은 손가락은 엄마의 손을 잡아당기며 얼음 찜찔을 하 듯 자신의 입술에 갖다 대고 떼어내길 반복하며 통증을 완화한다. 완화가 됐을지 잘 모르겠네~~^^ 갑자기 엄.. 2020. 12. 15. 남의 덕으로 사는 삶 8천평 밀감 따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다 남의 덕 때문이다 그 첫 번째 덕이 나를 소개해 준 복선씨 덕분이었고 두 번째 덕은 이런 초보인 나를 멤버에 넣어준 혜정 반장님 덕분이었고 세 번째 덕은 서투른 작업에도 7만원의 일당을 웃으며 건네신 삼춘(밀감농장 주인할머니)덕분이고 네 번째 덕은 8일간 힘든 노동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6명의 멤버 덕분이고 다섯 번째 덕은 한림에서 렉스턴 트럭 불빛을 밝히며 힘차게 언덕을 내려와 굿모닝, 문수씨라던 은선샘 덕분이고 여섯 번째 덕은 동새벽 어두운 별빛 속에 농장에서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4개월 된 강아지 덕분이고 일곱 번째 덕은 매일매일 쓰는 나의 귤 농장 이야기를 기쁘게 읽고 블러그 작업을 해준 화정이 덕분이고 여덟 번째 제일 큰 마지막 덕은 .. 2020. 12. 15. 왕빵 과 꼬다마 밀감의 최상 상품의 돈이 되는 크기는 탁구공보다 조금 큰 크기이다 잡으면 손에 쏙 들어오며 빛깔이 곱고 껍질이 주황빛으로 매끈거리며 상처가 없어야 한다 나는 때때로 큰 나무위로 올라가 무성한 나뭇잎들 사이의 귤과 씨름을 하며 따지만 껍질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제주 원주민들은 밀감 사이즈가 큰것을 왕빵이라 하고 아주작은 사이즈는 꼬다마라고 부른다 이름을 부를때는 꼭 불어같이 예쁘다 왕빵과 꼬다마는 상품으로 팔지 못해서 음료수용으로 대량 판매가 되어 돈이 안 된다 인부에게 줄 품삯도 안 되지만 밀감을 다 따야 내년을 기약할 수 있어 어쩔수 없이 밀감을 따는것이다 밀감을 딸 때에는 돈이 되는 상품을 따서 넣는 바구니와 비상품(왕빵과 꼬다마)을 넣는 바구니 두개를 나란히 놓고 선별을 하면서 작업을한다 .. 2020. 12. 14. 이전 1 ··· 71 72 73 74 75 76 77 ··· 92 다음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