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시인방101 물리치료 예찬 84. 물리치료 예찬/김문수 우리동네에 새벽6시에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일찍 물리치료를 받으려고 새벽6시에 병원을 갔다. 도착해보니 이미 오전치료 마감이라고 한다. 성질이 났다 7개의 침상이 있는데 마감이라니 도대체 어떤 사람이 몇 시부터 오느냐고 물어보니 할머니 대답이 “새벽3시부터 와서 기다림쑤다(기다렸다)” 라고 하며 먼저 온 사람들이 서로 얼굴 보며 눈동자 찍고 차례 기다린다고 한다. 귀곡산장이라는 생각과 오기가 발동하여 몇일 뒤 여행차 방문 한분과 직원3명해서 도합 4명의 부대를 이끌고 새벽3시에 비장한 각오를 하여 물리치료실에 등장하니 이미 할아버지 두 분이 와계셨다. 그리도 일곱 침상에는 들어갈 수 있으니 우린 1차팀 합류 서로 얼굴 눈 도장을 찍고 기쁜 .. 2014. 10. 11. 변신로봇/김문수 변신로봇/김문수 단추를 듵어내고 보니 듵어진 단추구멍 사이로 출렁 거리는 뱃살이 보인다 단추를 애써 궤매다 살찐 뱃살위로 바늘이 파도처럼 밀물 썰물 찔러댄다 몸이 바다처럼 출렁 거린다 옆에서 놀고있던 아이가 출렁 거리는 몸을 보며 변신로봇 같다며 뱃살을 두드리며 변신해하 흥칙흥칙 한다 단추 구멍 사이로 흘러 나온 뱃살이 아이의 장남감으로 변신하여 현관문을 날으며 나선다 40대의 변신로봇은 출렁 거린다 2014. 9. 29. 조립 장남감 조립 장난감/김문수 나는 가끔 울산을 가게 되면 8살 된 조카를 데리고 학교 앞 문방구점을 간다. 나에게 좋은 기억 중 하나는 문방구점에서 몇 백원 주고 산 조립 장난감을 만들었던 것이 무척 즐겁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어린 조카 녀석에게도 이런 기쁨을 주고 싶어 데리고 가는데 이 녀석의 표정은 신나는 것 보다 조금은 귀찮은데 고모가 가자고 하니 마지못해 적선 해주듯이 따라 나서곤 하는 모습이다. 한번은 학교 등교 시간에 함께 문방구 점을 가서 조립식 장난감을 찾는데 내가 찾는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주인 아저씨는 여기저기 뒤져가며 열심히 찾아보는데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요새 애들이 그런 만들기 장난감을 찾지를 안아서요.”라고 한다. 나 또한 조금은 민망한 생각이 들어 시대에 조금 덜 떨어져 있는 지.. 2014. 9. 19. 책읽기 79.책 읽기/김문수 남동생의 어린 아들이 있다. 막내 고모인 나를 참 무서워 해서 오랜만에 만나면 서먹하다. 나는 기억을 잘 못하는데 이 녀석 한테는 방학 중 우리 집에 놀러를 올 때면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을 잔뜩 빌려와서 읽고 감상문을 적으라고 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있는 녀석 옆에 앉아 이 그림책의 색깔톤과 얼굴 표정이 어떻게 보이느냐, 책속의 주인공의 좋은점과 너랑 닮은점은 무엇이냐 등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준다며 지도했던 것들이 내 못된 선생들이 나에게 가르치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던 걸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부끄러웠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책을 좋아하는 선머슴 아이었다. 자전거도 잘 탔다. 우리 아버지는 개집아이가 선 머슴아처럼 동네를 누비며 자전거를 타고 .. 2014. 9. 15.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26 다음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