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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시인방101

그림자도 배경이 된다. 그림자도 배경이 된다/김문수 삼나무 나무와 나무 사이에 끼여있는 안개가 배경이 되고 노란 비옷을 입고 논두렁에 서있는 농부가 배경이 된다 앞니가 다빠진 할머니의 이야기가 배경이 되고 물엉덩이 진흙땅에 찍힌 발자욱이 배경이 된다 웅덩이 거꾸로 비친 숲도 배경이 된다 주인공이 아니라 뒷배경 이면 어떠리 배경없는 풍광이 아름다울수 없듯이 뒷쪽에 비켜나 있는 그림자도 배경이된다 그게 바로 너 너의 그림자다 2014. 9. 2.
오늘의 횟감 오늘의 횟감/김문수 휙! 낚시줄 끌어당겨 뱃바닥에 때려침 검정먹물 튕겨져 뿌려 내야 함 툭!턱! 흰장갑끼고 얻어 맞아 멍들은 몽뚱아리 허리띠 졸라 매듯 부풀어 오른다 공중그네 처럼 2바퀴 한번더 튀어 오르고 몸둥이 숨통 끊김 24가지 인체 해부학 부위를 가려야지 수술대 의사처럼 칼끝으로 벤다 뱃살,승모건,견갑골 갂둑썰기 네모 반듯하다 살아 숨쉬는 퓌쉬 부위별 한접시 쫀득쫀득 찹살떡 맛 한치회 한접시 애월항 너울파도 배멀미도 쉬쉬 내려앉는 밤 항구 2014. 8. 31.
거꾸로 가는 KTX 꺼구로 가는 KTX/김문수 울산에서 안동으로 가는 비둘기호 기차가 있었다 7시간 이상은 가야 안동역에 도착한다 기차는 역마다 모두 정차하여 보따리를 들고 기다리는 할머니와 강아지를 태우고 장터로 가는 장사꾼들도 많았다 어릴적 이지만 천천히 역 마다 정차하는 기차를 타는 것이 재미 있기도 했지만 너무나 천천히 가는 장시간이라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우리 어머니는 그 비둘기호 기차를 타시는 것을 무척 좋아 하셨다 30대 서울에서 고향인 울산을 오고 갈때는 빠른 새마을호를 타고 다니며 편안한 좌석과 빠른 속도감에 산의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꽤 좋았다 빠르니깐 좋다 속으로 흥얼 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40대에 초고속KTX 기차가 등장을 했는데 기차표가 워낙 비싸서 조금 싸게 타기위해서는 거꾸로된 방향으로 좌석을.. 2014. 8. 25.
니가소가 니가소가/김문수 제주 중산간 산골 마을에 추석을 보내시러 아버지가 오셨다 심심 하셨는가 보다 어머니께“여기서 일년만 살면 죽겠다”고 하셨단다 마흔을 훌쩍 넘긴 딸이 혼자서 산중생활 잘 하는 것이 이상하신 모양이다 팔십이 되신 아버지는 아직도 자전거를 타고 사람들속을 누비고 다니셔야 세상사는 맛이라 하시네 “니는 여가 뭐가 그리좋노” 물으신다 “풀이요 바람에 쓰윽쓰윽 거리는 풀보는 재미요” 아버지가 니가 소가 하신다 나는 소처럼 웃는다 내년 추석은 소가 아닌 사람이 되어 아버지 집으로 가야겠다 내 명줄이 줄어들고 아버지 명줄을 길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 일 것이다 길건너 목초들이 길게 목을 빼며 바람에 쓰르륵 답을 보낸다 201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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